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32)’는 말씀은 믿는 자들뿐만이 아니라, 믿지 않는 자들에게 그 의미를 알든 모르든 자주 회자되고 있다. 먼저 진리가 무엇인지, 그 진리는 어디서 오는지, 그 진리가 우리를 어떻게 자유하게 하는지에 대한 사유를 해보는 것은 신자로서 말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해 줄 것이다. 말씀을 자주 접하고, 신앙의 연륜이 점점 더 쌓이고, 진리에 대한 목마름이 더욱 심해질수록, 암흑 가운데 스크린에 비치는 영상처럼 뭔가 점점 더 분명한 것을 보기 원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좌절하기보다는 내가 작고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나의 마음의 눈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하나님의 통치 영역 속에 라는 존재는 온 데 간 데 없고 ,진리와 진리가 아닌 것의 경계 속에 헤매고 있다. 그리고 과거 속에 속박되어 앞으로 한걸음도 뗄 수 없는 죄수와 같은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더욱이, 하나님 앞에 서는 것도 망설이지 않고 죽음조차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자유한 나 자신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심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먼지보다 못한 존재임을 이내 고백하게 된다. 하나님의 통치 영역 속에 완전히 들어오지 못하고 나를 그분에게 완전히 의탁하지 못하고, 그 분의 말씀과 의에 온전히 순종하지 못하는 나는 나자신에게 쓴 웃음마저 짓게 된다. 거친 파도가 일렁이는 물속에 빠져 두려움에 허우적대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물의 위압을 이기지 못하고 익사하고 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파도에 몸을 맡기고 몸을 가벼이 하고 하늘을 숨죽이고 응시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원하지만, 베드로처럼 자그맣게 들리는 물소리와 파도소리가 두려워 죽음의 소용돌이에 자신을 내어주게 된다. 참 어리석다, 아니 어린아이와 같다.

어린아이는 자신을 지켜보는 부모가 잠시라도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즐거운 놀이에 동참하지 못하고 헤매다 길을 잃곤 한다. 상황은 바뀐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태도와 인식은 180도 바뀌게 된다. 하지만 부모만 곁에 있고 부모의 가시영역에 있으면 그 아이는 참 자유롭다. 때로는 부모의 간섭과 잔소리가 싫긴 하지만 그것이 부모의 통제 수단임을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위기의 순간에 부모의 통제 속에 자신을 맡기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것이 자신이 안전하고 자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인지하게 된다. 이처럼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로서 인지하는 수준과 그 분의 통치 영역과 그 경계를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지 늘 살펴야 하며, 자신에게 적용되는 그분의 통치 방식은 어떠한지 깨달아 가야만 한다.

자유의지는 자신의 의로움을 확대하지만 자유함을 방해한다. 그 의지가 하나님을 향하게 하고 그 분의 통치영역 속에 자신을 두기로 결단하는 순간, 나의 삶은 진리 가운데 임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영역의 방호막은 너무나 견고해서 뚫을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 그 방호막이 곧 진리이다. 즉 예수그리스도가 그 방호막이다. 자아와 자기본성을 깨고 철저히 부순 자에게는 입장이 허락되어 있지만, 그 누구도 밖에서는 깨고 부셔서 억지로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나가는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안에서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너무나도 쉽게 열고 나갈 수 있는 방호막임을 주지해야만 한다. 그 진리 안에서 거저 주신 영원한 생명에 감사하며 마음껏 즐기고 놀며 다시는 그 문을 박차고 나가지 않을 만큼 진리로 자유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진리의 방호막을 깨고 나가 선악과를 따먹을 만큼 본성에 사로잡혀 자신을 향한 자유의지를 견고히 할 것인지,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할 때이다. - 3장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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