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불행한 사고라 할 수 있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언급을 하였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에게 요구되는 판단력 상실은 안내방송의 지시 이행 여부를 떠나 평소 교육과 훈련의 부재에서 오는 요인이 크며, 선원들의 경우 윤리적 직업의식은 물론 탑승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의식의 부재와 평소 안전에 대한 기초적인 직업 훈련의 부재로 인해 재난 발생 시 상황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고려할 때, 평생교육이 사회전반에 걸쳐 어떠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그 중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즉 평소 훈련을 통해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에 대한 필요성을 알게 되었으며 이것 또한 평생교육의 영역에서 다루어져야할 교육의 일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 대지진에서도 평소 훈련과 교육의 중요성은 한 중학교에서 단적으로 입증됐다. 이 대지진에서는 6만9천명이 숨지고 37만명이 다쳤다. 학교 7천개가 무너져 학생들의 피해도 컸다. 하지만 안현의 쌍짜오 중학교의 건물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2천323명과 교사 178명이 전원 무사했다. 학생과 교사들이 대피하는 데는 불과 1분 36초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 학교 예즈핑 교장이 1년에도 몇 번씩 지진이 나면 책상 밑으로 몸을 피했다가 신속하게 교실을 빠져나와 농구장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시킨 덕분이었다. 그리고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역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이와테현 가마이시 지역에선 주민 1천명이 사망했지만 14개 초·중학생의 99.8%가 살아남은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가마이시의 기적'으로 부른다. 이러한 기적은 학교의 반복적 재난 안전 훈련교육 덕분이었다. 또한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단원고 학생인 박차웅은 본인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다른 학생들을 구하고 운명을 달리하였다. 여기에는 차웅군이 평소 검도를 통해 희생정신과 남에 대한 배려심을 교육 받아왔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러나 유족들과 관계 기관의 공무원들을 살펴보면 또 다른 아쉬움이 남는다. 사고 희생자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순간 감정적으로 이번 사건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관계 기관의 공무원들은 이성적으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사건에 대한 올바른 대처를 하지 못하였다. 좀 더 냉정하게 자료를 모으고 상황을 설명하고 가족 대표를 선임해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신속한 업무 처리를 못한 것도 평소 훈련과 교육의 부재로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유족들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의 위급상황에 대한 교육과 평소 죽음에 대한 준비 교육 부족으로 인해 현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정적인 행동으로 그 상황에 매몰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본인이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사료되지만 이것도 평소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인식적 교육의 부재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여기에 정부관계기관과 업체의 경우를 보면, 다양한 재난 대처 매뉴얼, 훈련 매뉴얼과 안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론과 실제의 간극이 너무나도 컸음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전시행정, 물질만능주의,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 윤리의식의 부재로 인한 횡령과 뇌물 등 업체와 정부관계기관의 유착이 가져온 오래 묵은 고질병으로 반드시 청산해야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교육적 실천행위가 얼마나 큰 중요성을 가지는 지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평생교육은 교육적 실천행위를 통해 민주시민의식 함양과 사회의 전반에 걸친 의식 개혁 교육에 교육적 가치를 두고 발전을 모색해야 하며, 그에 따라 교육 내용이 조정되고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즉 사회교육적 측면에서 보다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의 본질적 행위가 평생교육을 통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교육은 보고 따라하고 배워서 어느 상황에서도 제대로 '재현'이 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발현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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